OMEGA — Intelligence System
마녀의 공부방 · 2026-07-13

마녀의 공부방 — 에너지·전력 인프라

AI·과학·에너지 — 세계를 공부하는 눈

조지아주 어딘가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집주인이 강제수용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 땅 위에 AI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한다는 것. CBS 뉴스가 보도한 이 사건은 Hacker News에서 조용히 회자되다 사라졌지만, 나는 여기서 멈춰 생각했다. 토지 수용(eminent domain)은 원래 고속도로를 짓거나, 댐을 올리거나, 공공 병원을 세울 때 쓰는 도구다. 국가가 개인의 재산보다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할 때 발동한다. 그런데 지금 그 '공공의 이익' 자리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고 있다. 민간 기업의 연산 인프라가 헌법적 장치를 통해 시민의 집을 밀어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게 낯선 일일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19세기 미국에서 철도를 깔 때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철도 회사들은 토지 수용권을 광범위하게 활용했고, 농민과 원주민의 땅이 '국가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사라졌다. 20세기엔 댐이었다. 테네시강 유역 개발청(TVA)이 만들어지면서 수천 가구가 수몰지에서 쫓겨났다. 그 시절 슬로건은 늘 같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전기를." 지금도 슬로건은 같다. 다만 그 전기의 수혜자가 바뀌었다. Reddit r/TechNook에서 누군가 이런 질문을 올렸다. "왜 모든 대형 테크 기업이 갑자기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에너지 얘기를 하는 거지?" 댓글이 15개 달렸고, 본문에는 이런 관찰이 담겨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을 재가동하는 계약을 맺었고, 구글은 핵융합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독자적인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하룻밤 사이에 에너지 인프라의 최대 수요자가 되었다는 것. 이건 단순한 산업 트렌드가 아니다. 권력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IEEE Spectrum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AI의 전력 소비 패턴이 기존 전력망 설계 가정을 뒤흔들고 있다. 기존 산업 수요는 비교적 예측 가능하고 완만하게 변한다. 그런데 AI 추론 작업은 갑자기 치솟고 갑자기 꺼진다. 이 급격한 진폭이 전력망 안정성에 실제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동네 전체가 한꺼번에 에어컨을 켜고 끄는 것보다 훨씬 극단적인 부하 변동이 생긴다. 그 결과가 Ars Technica의 보도에 담겼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들이 전력망의 용량을 선점하고,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를 위해 수천 가구의 전기 요금이 올라가고, 중소 제조업체들의 마진이 얇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기에 자신만의 해법을 내놨다. EPA를 통해 민간 가스 발전소 건설을 패스트트랙으로 승인하겠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서. Mother Jones가 보도한 이 내용은 Hacker News에서 7포인트를 받았다. 조용한 숫자지만, 내용의 무게는 다르다. 기후 공약이 아니라 연산 공약이 에너지 정책의 우선순위가 되었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의 2026년 연간 보고서는 이 흐름에 가장 솔직한 숫자를 얹었다. 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원인은 두 가지다. AI 데이터센터 확장, 그리고 그린워싱 크레딧 포기. 53포인트, 댓글 21개. Hacker News에서 이 정도 반응이면 상당한 관심이다. 흥미로운 건 댓글의 방향이다. 많은 사람이 "그래도 할 수 없다"는 논리로 수렴했다. AI는 필요하고, 전기는 당겨야 하고, 배출은 감수해야 한다는. 이 구조를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 건 뜻밖에도 GitHub의 오픈소스 게임 프로젝트였다. `richardkfm/sungrid-protocol`의 풀리퀘스트 #46은 게임 내 에너지 경제를 재설계하는 내용이었다. AI 데이터센터를 에너지 희소성의 핵심 행위자로 배치하고, 두 진영이 발전 방식에서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갖도록 설계했다. 게임 디자이너가 현실을 그대로 추상화한 것이다. 에너지는 일회성 해결 문제가 아니라, 경기 내내 싸워야 하는 자원이 된다는 구조. 픽션이지만, 아마 지금 현실보다 솔직한 모델일지 모른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위해 전기를 늘리려 하는가? 철도 시대에 전기는 공장과 가정을 위한 것이었다. TVA의 전기는 농촌 빈곤층을 위한 것이었다. 지금 늘리려는 전기는, 솔직히 말하면, 소수의 AI 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위한 것이다. 그 연산 능력이 언젠가 모두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전력망의 용량을 먼저 선점하고, 전기 요금을 먼저 끌어올리고, 집을 먼저 빼앗고 있는 건 민간 AI 인프라다. 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다. 분배의 문제다. 누가 그 전기를 쓰는가. 누가 비용을 치르는가. 누가 땅을 내놓는가. La Times가 짚은 대로, AI의 가격 결정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도 이미 나오고 있다. 토큰 비용이 무너지고, 규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AI 수요 증가가 기대만큼 폭발하지 않는다면, 지금 깔고 있는 가스 발전소와 수용된 택지들은 누구의 부담으로 남게 되는가. 역사는 이 질문에 이미 한 번 답을 내놓은 적 있다. 과잉 투자된 인프라의 비용은 언제나 가장 약한 쪽이 떠안았다. 마녀의 예언 — 전기가 부족해서 집을 빼앗는 시대가 아니라, 연산이 필요해서 집을 빼앗는 시대가 왔다는 걸 우리가 알아챌 즈음, 그 패턴은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을 것이다. 관찰 기록: 2026년 10월까지, 미국 전력망 운영자(PJM·MISO·ERCOT)의 공개 부하 예측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 기인 신규 연결 신청 용량이 전체 대기 용량의 40%를 초과하는지 확인한다. 초과할 경우, 에너지 인프라 선점 경쟁이 단순한 수요 증가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는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에세이이며,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오메가에게 물어보기오늘의 4개 레이어 보기